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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일상 일기 /영화 한편 , 책 한권

잃어버린 영혼 -올가토카르추크 글,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토카르추크님의 태고의 시간들, 방랑자들을 읽고 또 다른 폴란드 작가님 스타니스와프렘 작가님의 사이버리아드를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 스타니스와프 렘 작가님 책 바로 옆에 올가토카르추크 작가님이 쓴 그림책이 있었다. 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폴란드 작가님들의 책을 모아두는 듯하다. 독서모임에서 폴란드 작가님을 만나기로 하자 폴란드 소설 섹션에 아는 책들이 한 권, 두권 생기기 시작한다. 

 

사이버리아드를 팔꿈치에 끼고 올가토카르추크님의 그림책은 어떤 느낌일까? 하고 꺼내어봤다. 아주 짧은 시 같은 단편 글이 그림과 더해져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다른 책과 함께 빌려왔다. 

 

 

아주 바쁜 시간을 살아가는 어른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날 남자는 여기가 어디인지,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린 채 호텔방에서 잠을 깬다. 여권을 보고 자신의 이름을 알았으나 다음날 남자는 현명하고 나이 든 여의사로부터 본인 영혼의 부재에 대해 듣게 된다. 

 

'누군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본다면, 세상은 땀 흘리고 지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그리고 그들을 놓친 영혼들로 가득 차 보일거예요. 영혼은 주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큰 혼란이 벌어져요. 영혼은 머리를 잃고 사람은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거죠. 영혼들은 그래도 자기가 주인을 잃었다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보통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이 책에서 흘러가는 시간을 미농지로 예쁘게 표현했다. 직접 넘겨보기를 추천하나 영상으로 한번 공유를 해본다.

 

 

 

올가토카르추크 작가님 다운 분위기의 그림책이다. 표현과 분위기가 묘해서 확실하게 붙잡을 수는 없지만, 무언가는 마음에 꼭 남기고 야마는 작가님 다운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보니 일러스트레이터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작가님은 서울에서 전시를 몇 번 하신 분인 것 같다. 마음이 평화롭고, 편안해지는 그림 체다. 노벨문학상, 멘 부커상을 받은 작가님의 작품을 소설이 아닌 짧은 그림책으로 만나보니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