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내의 일상 일기 /영화 한편 , 책 한권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노희영의 브랜딩법칙

친정엄마 찬스로 주어진 자유시간에 도서관에 갔다. 자동차로 20분 거리를 버스가 오지 않아 50분이나 걸려 도착하면서 운전은 꼭 배워야지 하고 의미 없는 다짐을 했다

 

이 책이 꼭 보고싶어서 대출했다기보다 노희영이라는 분의 이름이 워낙 낯이 익었고 인스타로 많이 봤던지라 데리고 온 책이다. 강렬한 빨간색에 익숙한 로고들. 대출해 온 다른 책들 가운데 왠지 모르게 손이 가서 읽게 되었는데 그 순간부터가 책을 읽은 거라 생각한다. 꼭 필요해서 빌린 책 보다 먼저 손이 갔고 밤과 새벽을 포함한 하루 반 만에 모두 읽어냈다. 낮에는 오롯이 육아를 한다 생각하면 정말 빠르게 읽힌 책이다. 손이 빨리 간 것과 책의 흡입력 모두가 노희영이라는 분이 만들어 낸 브랜드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정말 기대없이 펼친 책이다. 이 책을 만나기 전 유튜브로 인터뷰를 보면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마켓오나 비비고의 성공부터가 이미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었다. 노희영 님은 이것 자체가 대중성에서 인정받았다라고 생각했는데 내 입장에서는 이것조차 평범하지 않아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회사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덤덤하게 스케치한 내용들이 직장생활을 하며 공감하던 부분들이 많이 담겨있었고 브랜드를 위한 아이디어 외에 이겨내 왔을 사소한 고난 (관계, 직장 정치 등) 들을 생각하니 노희영이라는 분이 조금 더 가까이, 하지만 더 대단하게 마음에 다가왔다. (식상하지만 명백하게) 바야흐로 브랜드의 시대다. 브랜딩, 사업의 기본을 몇 개의 브랜드를 통해 명확히 짚어주고 있어 요즘 시대를 사는 (한국) 사람들의 필독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았다. 

 

마음에 남은 글 

 

38p

기획이나 개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취향을 온전히 내려놓고 소비자의 기호를 관찰해야 한다. 그럴 때 새로운 상품에 대한 답이 보인다. 나 역시 늘 되새기려고 한다. 제품의 가치는 소비자의 기호를 세심하게 파고드는 디테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64p 

난 늘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을 때 시장과 소비자를 철저히 분석해서 대안을 찾는다. 대안 없이 비판과 비난만 쏟아내는 것으로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 대안 없는 논쟁은 일의 속도만 느리게 할 뿐이다. 

 

126p

나는 남의 얘기를 안 듣고 밀어붙일 때는 밀어붙이지만, 맞는 말인 것 같을 땐 주변 이야기를 숙지하는 편이다. 그래서 인플루언서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나선 인플루언서에 관심을 갖게 됐다.

 

131p

브랜드 기획자라면, 브랜드 자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여기고, 시야를 넓혀 360도로 보아야 한다. 하나를 목표로 앞만 보고 달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360도로 시선을 넓혀 A부터 Z까지 신경써야 한다. 브랜드를 기획하고 경영하는 일은 완전히 '올 어라우드 플레이어'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173P

지금은 집에서 해결하는 것들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다. '집콕'이라는 말이 일반화되었고, 심지어 휴가도 집에서 보낸다고하여 '스테이'와 '베케이션'의 합성어인 '스테이케이션'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195P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설정할 때, 브랜드의 철학이 만들어진다. 비비고는 비비고다워야 한다. 여기서 '답다'라는 말이 매우 중요하다. 그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담은 말이기에 그렇다. 

이 말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살면서 '나다움'을 지켜내기는 쉽지 않다. 언제든 내 주변 사람도 변하고 상황도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만큼은 변함없이 간직해야 한다. 결국 나다움이 나를 지키는 힘이라는 사실을 늘 마음에 새겨야 한다. 

 

249P

대기업에서 혁명가를 자처하다 보니 끊임없이 설득하다 적정선이 지나면 독선이 필요한 때도 있었다. 내가 구성원들과 합의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직원들은 강요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어쩌면 합의와 독선은 같은 단어일지도 모른다. 

 

261P

적도 많고 반발도 많았지만 나는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내 아이디어와 사업화 전략을 끊엄없이 설명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앞에서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다.

자존심이란 내가 이 일을 맡아서 잘 성공시켜 나라는 것을 증명할 때 생기는 것이지, 누군가가 나를 거부할 때 마음이 상하는 건 진정한 자존심의 영역이 아니다. 그건 감정의 낭비일 뿐. 

 

276P

보통 고객 연령대에 맞춰 마케팅하기도 하는데, 나중에는 나이가 의미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 패턴 즉 취향이 소비를 경정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을 분석하기가 더 어렵고 까다로워졌음은 물론이다. 

 

340P

나는 나답게 진화하고 싶다.

 

나는 5년 후, 10년 후를 늘 생각하며 산다. 그러다 보니 입사지원자 면접을 볼때 항상 하는 공식 질문이 있다. "5년 후 당신의 모습을 말해보세요" 

이 잘문에 대답을 못하는 사람은 웬만하면 뽑지 않는다. 거창한 비전이나 목표를 확인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를 보기 위해서다. 

 

 

 

 

 

브랜딩을 하기 위한 과정에서부터 마인드까지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책도 인연이라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뵙기 어려운 분이지만 책으로는 얼마든지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만남으로 치자면 굉장히 귀한 대화였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아직 마음에서부터 더 단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심에 대해 이야기하신 부분은 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미 일에 확신이 없었고 감정의 흔들림이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합의와 독선은 같은 단어일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왠지모르게 마음에 닿았다. 독선이 필요한 순간 망설이지 않을 통찰력이 부럽고 멋있었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 먼저 정리해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에서부터 일렁거렸다. 하고 싶다는 에너지, 할 수 있다는 에너지를 받아서 행복한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