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다 보면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이 많다.
동생이건, 동기건, 선배건, 상사건 배울 점이 한가지 씩은 꼭 있기 마련이다. 타산지석도 배움이니 말이다.
내가 최근 다닌 직장에서 배울점이 있는 분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닮고 싶은 선배언니가 있었다.
내가 가장 못하는 것 중 하나는 '세련되게 거절하기' 세련되게 화내기' 였다.
어릴 때는 무조건 화내지 않고 참는 부류였기에 화내는 법을 제 때 배우지 못했고 (그러나 얼굴은 울그락, 불그락)
화낼 타이밍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뒤 늦게 집에가서 엄청 열받는 스타일)
그런데 그 선배언니는 제때 제때 세련되게 화를 낼 줄 알았고 감정적이지 않았다.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따지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최근 직장을 다닐 때 '직장인 우울증'에 걸려있었던 것 같다.
이 시기에 나는 '화를 참던' 나에서 당장 '화내버리는' 사람으로 바껴있었다.
직장인 우울증 증상 중 하나였다. 사실 이건 내가 과거의 내 모습을 핑계대고 싶어 설명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작은 것에 너무 행복했다가 어이없는 것에서 주체안 될만큼 화가나서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았었다.
세련되게 화낼 줄 모르는 사람이 순간순간 화내는 모습에 내 자신에게도 놀라는 일이 많았다.
또 기분 나쁘게 말을 잘 하기도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법륜스님의 알람이 떴다.
제목이 말하기의 고수, 중수, 하수였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렇다.
진정한 소통의 길은 시비도 명령도 아닌 '알림의 말' 주고받기.
제일 하수는 화나는 대로 다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남도 화나게 만들고 결국 갈등을 빚어냅니다.
그 다음 중수는 말을 하지 않고 참으면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입니다.
물론 화나는 대로 다 말하는 사람보다는 침묵이 낫습니다. 적어도 남과의 갈등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참는 것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자기 속에 스트레스는 더 쌓여가니까요. -중략-
그렇다면 진정으로 참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참을 것이 없는 것이 진정으로 참는 것입니다.
이 말은 모순같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참을 것이 없다는 것은 곧 시비하지 않는다는 의미예요. 성질대로 모두 다 말하면 나는 괜찮지만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성질은 나지만 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은 괜찮지만 나에게 해를 줍니다. -중략-
여러분들이 화날 때도 참기보다 '그런 말을 들으니 내가 화가 나네요' 라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당신 때문에 내가 화가난다'라고 말하는 것은 상대 탓을 하는 거니까 상대에게 책임전가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니 '당신 때문에'가 아니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화나네요'하고 내가 화나는 사실을 알리세요. -중략-
알려주어야 상대방도 내 상태를 알 수 있고 상대 탓을 하지 않으니 상대 역시 불쾌한 기분 없이
'아 이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화가 나는구나' 하고 자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아! 하고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그 선배언니였다.
그 언니는 늘 화가 날 때 감정을 싣지 않고 본인의 감정상태를 명확하게 말했다.
그러니 상대방도 이것때문에 화가 났구나 쉽게 알 수 있고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었다.
뚱하게 백번을 머릿 속에서 상상하다가 이상하게 화를 내버리는 나와는 차원이 달라
언니한테 고민상담을 한 적도 있다. 방법을 명확히 들었음에도 28년을 살아온 ( 그 당시)
내 생각과 행동을 바꾸기는 참 힘들었더 것 같다. 어쩌면 그때 그때 할말을 명확히 하는 것도
사회생활에서는 배려가 될 수도 있는 듯 하다.
오늘 아침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알람에 배울 점 많은 선배언니가 생각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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