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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니클 -영화후기 본문

아내의 일상 일기 /영화 한편 , 책 한권

크로니클 -영화후기

행복한 PurplePig 2017.12.29 15:29

그런데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한 아이' 라는 게 마음에 걸릴까?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다. 영상도 누군가 직접 찍은 듯한 느낌이라 다큐멘터리 본다고 생각하고 킬링타임용으로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전개가 괜찮다. 시작부터 주인공은 가정에서 실업자이자 알콜중독자인 아버지에게 언어적, 신체적 학대를 받는 모습이 보인다. 사랑하는 어머니는 병상에 누워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관계에 별로 관심이 없어보이는 주인공은 카메라에 관심이 많다. 영상이 누군가 직접 찍은 듯한 느낌이였던 이유는 주인공이 촬영하는 시선으로 영화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굉장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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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는 우연한 호기심으로 초능력을 갖게된다. 사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세명의 친구는 같은 초능력을 얻었지만 초능력의 강도는 각자 다르다. 공교롭게도 가장 강한 초능력은 가정에서 학대를 받던 주인공이 가졌다. 처음에는 초능력에 대한 탐구에 빠지는 듯 하다가 초능력을 이용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시도하기도 한다. 결국 유연한 사회생활을 해본 적 없는 주인공은 그 마저도 망치게되고 강한힘과 함께 삐뚤어진 마음은 영화의 마지막에 증폭이 된 듯하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까지 돌아가시게 되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죽음을 주인공의 탓으로 돌리며 원망한다. 






크로니클을 모두 본 후 후기들을 읽어봤다. 포스터대로 '초능력이 있다고 모두 히어로가 되는 건 아니다'라는 내용이나 '초능력이 만든 괴물', '준비되지 않은 초능력이 독이 된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내가 본 시선과는 달라서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왜 마음 속에 '사랑받지 못한 아이' 라는 게 참 마음에 걸릴까? 물론 중간에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보이는 영상이 나오긴 했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사이코패스의 성향이 공격적이거나 살인적인 모습을 띄지는 않는다. 만약 사랑을 받고 자랐다면 주인공의 성향은 완화될 수 있었을까? 



크로니클을 보고 난 후 마음에 잔잔하게 여운이 남았던 이유는 '사랑받지' 못해 '사랑하지도'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이였다. 아버지 또한 소방관을 하다 다치는 상처를 안았기에 그 외적, 내적 상처를 잊기위해 알콜중독자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아버지의 책임이 크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주인공은 가정에서 사랑을 배우지 못해 진짜 친구가 와도 그것이 진정한 친구의 느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진 않았을까? 





몇 달전 아기를 낳은 부모가 되어 의욕이 넘쳐서 그런지 그저 주인공이 딱하게 보이기만 했다. 남편에게 말했더니 남편은 '가정에서 학대를 받은 모든 아이들이 저렇게 삐둘어지진 않는다'라고 했다. 그 말도 맞지만 나는 그냥 사랑을 배우지 못해 삐뚤어진 한명의 아이로 라는게 마음이 아팠다.

영화와는 별개로 부모님이 됨에 있어 직장을 얻을 때보다 더 많은 학위?와 자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나 부터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이 영화는 뜬금없는 시선으로 내게 진한 안타까움을 남겨주었다. 그렇다고 내가 넓은 마음으로 사랑만을 줄 수 있는 인물도 아니다. 쓰다보니 너무 자상하고 관대한 사람처럼 쓰여졌지만 어쨋든 내 마음에 남은 건 '상처받은 작은아이' 였다는 거다. 나에겐 크로니클이라는 영화가 그렇게 남았다. 



남편이 영화를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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